박 대통령 "리콴유, 우리 시대의 기념비적 지도자"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오후 싱가포르 국립대학 문화센터에서 거행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에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장례식장에 도착해 조문록에 "리 전 총리는 우리 시대의 기념비적인 지도자였다"며 "그의 이름은 세계사 페이지에 영원히 각인될 것이고 한국인은 리 전 총리를 잃은 슬픔을 싱가포르의 모든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적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5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해 본행사와 리셉션을 포함해 4시간15분 동안 행사장을 지켰다. 검정 바지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행사에 초청된 각국 대표들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과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맺어온 인연 등을 고려해 이번 장례식에 참석했다.
리 전 총리는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초청으로 처음 방한한 이래 6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1979년 양국 정상 만찬 당시 영애 자격으로 통역을 맡아 리 전 총리와 인연을 맺었고, 2006년 5월과 2008년 7월 리 전 총리를 면담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리 전 총리 내외에 대해 "부모님과 같은 정을 주는 분들"이라며 "2006년 회동 시 그 분의 눈빛은 여전히 강력했고,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저런 모습일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국장에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회원국 등 18개국을 초청했으며, 박 대통령을 비롯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부주석,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이고리 슈발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 윌리엄 헤이그 영국 보수당 하원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국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의 해외 조문은 지난 2000년 6월8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 장례행사에 참석한 이래 1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