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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연기를 향한 순수한 마음, '순수의 시대'의 강한나

배우 강한나./라운드테이블(김민주)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는 조선 초 '왕자의 난'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자 다른 순수를 꿈꿨던 세 남자의 핏빛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세 남자보다도 이들 사이에 있는 기구한 운명의 한 여인이 더 기억에 남는다. 슬픔과 아픔을 지녔지만 복수심과 사랑 앞에서 고뇌하는 기녀 가희다. 복잡한 감정 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지닌 가희를 연기한 것은 바로 신인 배우 강한나(26)다.

강한나는 어릴 적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였다. 배우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연기 공부를 하면서부터였다. 희곡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배우의 꿈을 키어온 그녀는 연기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인기가 아닌 연기 그 자체였다.

배우 강한나./라운드테이블(김민주)



"연기를 배운다고 해서 모두 다 대중적인 주목을 받는 배우가 되는 건 아니에요. 연기를 학문으로 공부할 수도 있고, 연기 실기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연극 평론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때는 배우라는 삶이 제 성격이나 지향점과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이 있기도 했어요. 저는 소박하고 소소한 것을 좋아하거든요. 대중의 시선을 받는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금의 소속사(판타지오)를 만났을 때였어요. 2012년에서 2013년 무렵이었죠."

아이러니하게도 강한나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입고 나온 드레스 때문이었다. 뒷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레스는 '노출' '파격' 등 자극적인 단어와 함께 이슈가 됐다. "그 드레스가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저에게는 의상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긴 새롭고 독창적인 드레스였거든요. 그 드레스의 의미를 정말 잘 보여주고 싶어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워킹 연습도 많이 했는 걸요."

배우 강한나./라운드테이블(김민주)



자신의 의도에서 벗어난 이슈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속상한 마음이 생겼을 법도 하다. 그러나 강한나는 당당했다. "'노출'이라는 단어와 함께 드레스의 의미가 변질되는 과정을 보면서 '그럴 수 있구나'하는 마음이었어요.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죠. 하지만 앞으로 연기를 계속한다면 '노출'이 아닌 '연기자'라는 이름표가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말대로 강한나는 일회성 이슈에 연연하지 않고 배우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영화 '동창생' '친구2' '우는 남자', 그리고 드라마 '미스코리아' 등에서 조·단역으로 얼굴을 비췄다.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순수의 시대'의 가희와 만났다. 배우로서 자신의 진면목을 펼쳐 보일 기회였다.

영화 '순수의 시대'./CJ엔터테인먼트



대학교에서 연기를 공부하다 상업영화로 데뷔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대학원까지 다니다 데뷔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강한나의 경력이 흥미로운 이유다. 신인임에도 확고한 연기 철학은 그가 배우로서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지를 보여준다. "연기는 한 인물의 삶을 잘 녹여내서 표현하는 것이잖아요. 이론으로 배운 방법론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직접 몸으로 하면서 배우게 되는 것도 있어요. 저는 복합적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이에요." '순수의 시대'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일일이 배우일지를 쓰면서 캐릭터를 분석했다. "대본이 제일 깨끗했어요(웃음). 처음 대본을 보는 기분이 들도록 깨끗하게 놔뒀거든요. 평소에도 중요한 걸 잊지 않게 메모하는 걸 좋아해요. 스마트폰에 기록하는 것보다도 볼펜으로 직접 쓰는 게 더 좋고요."

'순수의 시대'를 보면서 놀랐던 것은 강한나가 지닌 다양한 얼굴들이었다. "감독님이 가희는 한 장면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했어요. 모든 장면들이 합쳐졌을 때 완성이 되는 캐릭터였죠. 그래서 가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공부했어요. 연기 공부를 하며 배운 것은 물론 제 삶의 경험까지 다 끌어와야 했죠. 무채색일 때도 명도와 채도가 다른 그런 인물이라 어려웠어요." 가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준 분장팀, 조명팀, 촬영팀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래서 강한나는 촬영이 끝난 지금도 촬영 현장에서 함께 했던 이들이 그립다. "가희의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촬영 현장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가희는 제 마음 안에 남았다고 생각해요."

전작인 '미스코리아'에서는 중앙대 동기인 이연희와 호흡을 맞췄다. '순수의 시대'에서는 한 학년 후배였던 강하늘이 상대역이었다. 또래들보다 늦은 출발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강하나는 "조급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가희를 만나 자신의 모든 것을 연기로 쏟아낸 그녀는 앞으로도 자신만의 철학으로 배우의 길을 걸어갈 생각이다.

"저에게 맞는 삶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삶의 속도는 다르잖아요. 기회가 오는 순간도 다르고요. 저는 충실하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잘 밟아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제 페이스대로 배우의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배우 강한나./라운드테이블(김민주)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디자인/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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