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원에 출두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연합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의 영향으로 기업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호감도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2014년 하반기 기업호감지수(CFI: Corporate Favorite Index)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44.7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05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호감지수는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국가경제 기여 △윤리경영 △생산성 △국제 경쟁력 △사회공헌 등 5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합산해 산정한다. 100점에 가까우면 호감도가 높은 것이고 0점에 가까우면 낮은 것으로 해석한다.
각 요소별로는 전반적 호감도(45.5점→41.7점)와 국가 경제 기여(49.6점→46.0점)가 크게 하락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노동·조세 등 기업관련 정책의 이슈화, 일부 기업의 윤리적 사건 등이 기업 호감지수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2014년12월22일~2015년1월16일에 이뤄졌다. 조사가 진행됐던 시기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나라 안팍이 시끄러웠다.
기업에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로는 '윤리경영 미흡'(57%)을 꼽았다. 이어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소홀'(17.6%), '기업간 상생협력 부족'(15.5%), '고용창출 노력 부족'(9.2%)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국내 기업가정신 수준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낮아졌다'(43.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인식조사를 시작한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기업가정신 쇠퇴에 대한 국민우려가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