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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우정총국, 128년만의 재개국



서울 견지동 일대를 걷다 보면 조계사 바로 옆에 오래된 한옥 한 채가 서있는 걸 볼 수 있다. 이 땅에 설립된 최초의 우체국이자 근대적인 우정사업의 발원지인 '우정총국'이다.

우정총국이 처음 문을 연 것은 대한제국이 성립되기 전인 1884년이었다. 지금 현재 '정보통신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는 그해 4월 22일 고종이 우정총국을 설치하라는 전교를 내리면서 11월경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우정총국은 12월 4일 열린 개국 축하연에서 일본에 기운 개화파 인사들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실패하면서 개국 21일만인 12월 9일에 문이 닫히고 말았다. 건물은 그 뒤 중국어 교육기관인 한성한어학교나 사립 중등학교인 중동학교 교사로 쓰이다 1930년대엔 경성중앙우체국장 관사 등으로 이용되었다. 초기의 웅대한 뜻과 달리 건물의 실제 용도는 초라했다.

그랬던 우정총국이 문을 닫은 지 128년 만인 지난 2012년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엔 명실상부한 우체국으로서다. 다만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감안해 본연의 기능을 복원하기는 하되 제한된 공간 안에서 소포와 등기 서비스를 제외한 기본적인 우편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

내부에는 한국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 5종을 비롯해 한국 최초의 기념우표인 '고종황제 즉위 40주년 기념우표' 등을 전시해두었다. 1900년대 우체국에서 실제 사용했던 날짜 도장과 우편물의 무게를 측정할때 사용했던 저울 등을 통해 초기 우체국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고, 서양 각국의 근대적 우정서비스 현황을 소개한 옛 신문기사 등 모두 37종 114점의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우정총국이 설립되기 이전의 역참제 아래에서는 극히 일부의 계층만 우편이나 통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록 금세 문을 닫기는 했지만 우정총국을 계기로 신분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우표만 사면 통신을 할 수 있는 근대적인 우편제도가 시도되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한옥 한 채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우정총국 건물 안에 서려 있는 '통신 기회의 평등'과 같은 역사적 의미는 결코 간단치가 않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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