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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류혜영 "두려움과 자신감 공존하는 저, 매력적이죠?"

배우 류혜영./라운드테이블(김상곤)



지난해 '잉투기'로 주목 받은 신예

'나의 독재자'로 첫 상업영화 도전

"몸·마음 힘들어도 보람 느끼고파"

류혜영(23)은 독립영화계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배우다. 2007년 단편영화 '여고생이다'로 데뷔한 그는 2011년 옴니버스 영화 '애정만세' 중 양익준 감독이 연출한 단편 '미성년'에서 거침없고 솔직한 캐릭터로 주목 받았다. 이후 '졸업여행' '숲' 등의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지난해 개봉한 '잉투기'는 류혜영의 연기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됐다. 첫 장편영화인 '잉투기'에서 류혜영은 인터넷 '먹방' BJ로 활약하는 여고생 영자를 연기했다. 겉으로는 유쾌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는 10대만의 외로움이 녹아있는 캐릭터였다. 류혜영은 당돌하면서도 솔직한 연기로 독보적인 20대 여배우의 등장을 알렸다.

배우 류혜영./라운드테이블(김상곤)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쉽게 오지 않을 기회였다. 그러나 류혜영은 섣불리 그 기회를 잡지 않았다. 배우에 대한,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이 일이 진짜 가장 재미있는 걸까'라는 고민이 있었어요. '류혜영으로서' 생활이 지루했던 시기였죠. 그래서 미국을 잠시 다녀왔어요. 주변에서는 '더 열심히 해야 할 때 왜 미국으로 가느냐'고 걱정도 했죠. 하지만 저는 그때야말로 타지에서 겪을 고통도 다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다시 돌아와도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었고요."

미국에 도착한 뒤 아쉬움과 불안함에 며칠 동안 후회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주어진 상황을 즐기자고 마음먹었다. 그 순간 기적 같이 일이 일어났다. '잉투기'를 눈여겨본 이해준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소름 끼쳤어요. 미국에 가도 누군가 나를 찾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이 됐으니까요. 신기하고도 두려웠죠(웃음)." 그렇게 류혜영의 차기작은 '나의 독재자'로 결정됐다. 본격적인 첫 상업영화였다.

'나의 독재자'에서 류혜영은 영화 후반부인 1994년의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스스로를 독재자 김일성이라고 믿는 아버지 성근(설경구)을 외면한 채 백수건달로 살아가는 태식(박해일)을 사랑하는 여인 여정 역을 맡았다. "사랑스럽고 당돌한데다 주관도 뚜렷하면서 아픔이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나의 독재자'./롯데엔터테인먼트



당찬 성격은 전작 '잉투기'의 영자와도 닮았다. 그러나 류혜영은 여정을 통해 보다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을 주는 것도 잘 한다"는 생각으로 여정에게 빠져들었다. 물론 여정이 마냥 밝고 사랑스럽게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 순간 마음의 아픔을 드러내는 장면도 있다. 태식에게 임신 사실을 이야기하는 신이다.

"깊이 있는 감정을 연기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계속해서 밝은 캐릭터만 연기했지만 사실 제 이면에는 어두운 모습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에게는 소중하고 좋은 신이었어요. 게다가 마지막 촬영이었거든요. 욕심도 있었고 부담도 있었지만 촬영할 때는 정말 좋았어요." 그렇게 류혜영은 '나의 독재자'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도 함께 펼쳐 보였다.

선배 배우들과의 작업은 좋은 경험이 됐다. 특히 '잉투기' 개봉 당시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 언급했던 박해일과의 작업은 "신기하고도 감사"했다. "선배님이 그 동안 만난 여배우들 중 제가 가장 많이 산책한 배우래요(웃음). 그만큼 편안했어요. 선배님과 산책을 하다 보니 여정이 태식을 좋아하는 마음도 계속 유지할 수 있었고요." 설경구의 연기를 지켜보면서는 배우로서의 "이상형이자 롤모델"로 삼고 싶다는 벅찬 마음도 들었다.

배우 류혜영./라운드테이블(김상곤)



'나의 독재자'의 촬영을 마친 뒤 류혜영은 처음으로 소속사에 들어갔다. 최민식·설경구·이정재 등이 있는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다. 독립영화 중심으로 활동했던 지금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지 않을까 걱정도 생긴다. 그러나 류혜영은 "좋은 배우들 사이에 있는 것 자체로 영광"이라며 "작품 선택에 제약은 없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잉투기' 당시 느꼈던 고민들은 이제 단단하게 여물었다. '나의 독재자'까지 마친 류혜영은 지금 자신의 건강함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몸과 마음은 힘들어도 연기적으로 많은 보람을 느끼게 해줄 새로운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잉투기'를 보고 이해준 감독님이 저를 찾아주신 것처럼 '나의 독재자'로 또 다른 누군가가 저를 찾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막연한 자신감일까요? 하지만 말만 하면 다 될지도 몰라요. 두려움과 자신감이 공존하는 저, 아주 매력적이죠? (웃음)"

배우 류혜영./라운드테이블(김상곤)



사진/라운드테이블(김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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