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오만과 편견' 백진희·최진혁./MBC·본팩토리 제공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진정한 시작은 지난 24일 방송된 8회부터였다.
주인공 한열무(백진희) 검사는 어린 나이에 의문사한 동생 한별의 사건을 '편견'없이 재수사하기 시작했다. 수사관 강수(이태환)는 한별이 죽기 전 받은 물고문을 악몽으로 꾸며 한열무·구동치(최진혁)·강수가 삼각로맨스 그 이상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예고했다. 그동안 한열무는 정황상 구동치를 동생 사건의 범인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구동치는 사건의 목격자에 불과했다.
MBC 월화극 '오만과 편견' 백진희./MBC 제공
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동명의 고전 소설과 전체적인 맥락이 비슷하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좋은 집안에 시집가려는 여인들이 결혼하는 과정과 그 속에 있는 다양한 인간 유형을 조명한다. 주인공은 반려자로 지목한 사람을 자신의 운명이라고 낙인 찍은 뒤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소설은 주인공이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사랑을 깨달으며 마무리된다.
드라마 속 한열무도 동생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 권력을 얻기 위해 검사가 됐고 극 초반에는 열정 넘치는 '오만'한 수습 검사에 불과했다. 그는 8회를 기점으로 '편견'에서 벗어났다. 이제 작품은 한열무를 비롯한 검사들이 오만함을 자부심으로 바꿔 나가는 이야기를 담아낼 시기다.
MBC 월화극 '오만과 편견' 최진혁./MBC 제공
'오만과 편견'은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8회 시청률도 11.3%(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전회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했다.
긴박한 스토리 구성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작품은 매주 혹은 2주에 걸쳐 사건 하나를 해결한다. 성추행을 견디며 정규직을 꿈꾼 여직원, 아동 성폭행, 취업준비생과 고용 비리 등 우리 사회에 흔하게 일어나지만 잊혀지기 쉬운 약자의 고통을 주제로 한다. 사건을 해결하려 고군분투하는 드라마 속 검사들의 모습은 '검사 비리'가 만연한 현실과 대조되며 몰입감을 높인다.
MBC 월화극 '오만과 편견' 최민수./MBC 제공
신구 출연진의 조화와 호연, 탄탄한 극본이 어우러져 시청률을 견인한다. 다만 한열무·구동치의 로맨스가 시작되면서 "또 연애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tvN '미생'과 OCN '나쁜 녀석들' 등 케이블 드라마가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성공하면서 멜로에 얽매인 지상파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회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오만과 편견'의 무게중심이 멜로와 수사 중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