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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IT/인터넷

[르포]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 직원 책상 없앤 한국MS 신사옥 1년

한국MS 광화문 신사옥의 내부.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 한국MS 신사옥 실험 1주년에 대한 느낌이다.

공간을 만드는 주체는 사람이지만 결국 그 공간에 다시 지배된다는 점에서 건물 구조는 삶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더욱이 OECD 국가 중 최장의 노동시간을 기록하는 우리나라에서 회사 건물 구조가 직장인에게 끼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이런 상황에서 임직원 지정석과 종이 문서를 없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신사옥 구조는 파격 중 파격이었다.

한국MS는 지난 13일 광화문 신사옥 이전 1주년을 기념하는 '프리스타일 워크플레이스(Free Style Workplace)' 구축 성과를 공개했다. 한국MS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아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광화문 사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 부진을 겪는 한국MS의 쇄신 취지도 있었다. 당초 판교, 잠실, 구로 지역이 물망에 올랐지만 건물 확보와 교통 문제, 위치 상징성을 고려해 광화문이 낙점됐다.

한국MS 광화문 신사옥 모습은 1년 전과 비교해 '외관적'으로는 변함이 없었다.

총 6개층의 한국MS 사무실의 한면은 통유리로 만들어져 광화문 안뜰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신사옥 공개 행사가 열렸던 지난해 가을처럼 단풍이 울긋불긋 고궁을 수놓고 있었다. 한국MS 사무실 가운데 두개층은 고객 미팅용으로 개방된다.

한국MS의 한 직원은 "뛰어난 경치 때문에 회사로 가족들을 데려와 구경시킨 적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애사심이 절로 생긴다"며 "직원 사물함에 아이들이 그린 부모님 얼굴이나 편지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4개층은 직원 업무 공간인데 지정석이 없다. 신사옥 구조를 기획한 정우진 컨설턴트는 "직원들이 경직된 상태로 근무하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며 "부서 장벽을 없앤 '프리스타일' 근무 공간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1년 사이 눈부신 업무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사무실에는 전화기와 데스크톱 PC가 안 보인다. 이 때문에 전화벨 울리는 소리와 종이 문서를 끊임없이 출력하는 프린터 진동도 들리지 않는다. 같은 부서끼리 한 공간에 근무할 필요도 없으니 직원들은 각기 분산되어 업무에 임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그날의 업무 방식과 집중도에 따라 독서실형, 회의실형 등의 근무 공간을 택해 일한다. 윈도폰과 태블릿PC 서피스를 이용해 화상채팅을 하거나 온라인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식이다.

이같은 모습은 한국 기업문화는 물론 통상적인 IT기업 근무 방식과도 상당히 동떨어졌다. 하지만 한국MS의 신사옥 실험은 임직원의 능률을 기존보다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만에 '내부적'으로 괄목할만한 변화가 드러난 것이다.

한국MS의 신사옥 1년 성과 자료에 따르면 임직원 지정석을 없앤 결과 최소 2인 이상이 협업하는 업무 시간이 하루 평균 3~4.5시간으로 기존에 비해 약 1.5배 증가했다. 흩어져 일하는 방식이 오히려 함께 일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는 한국MS가 회의실 수와 미팅 공간을 기존 사옥에 비해 각각 3.2배, 2.7배 늘린 영향도 있다.

한국MS 신사옥에서 직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회의 문화도 개선됐다. 직원들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겹치도록 공간을 디자인했더니 하루 평균 1.5회로 이뤄지던 형식적인 미팅이 감소한 것이다. 대신에 다양한 형태의 회의가 하루 평균 3~5회로 증가했다. 회의 효율성과 질이 올라가면서 불필요한 미팅 준비와 자료 검색으로 인한 회의 준비 시간이 기존 6.5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낳았다. 개인별로 최대 30%의 여유 시간을 갖게된 셈이다.

현재 한국MS는 구글의 매서운 추격과 윈도 8.1 잡음, 서피스 판매 부진, 독점 논란 등으로 사세가 주춤한 상태다. 격변하는 IT 생태계 속에서 '효자 시장' 우리나라에서도 MS 위상은 예전만큼 못하다. 하지만 '명불허전'이란 말을 입증하려는듯 한국MS는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MS의 광화문 신사옥 1주년이 차세대 성장동력을 탄생시키는 산실이 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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