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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업계

[사람이야기]"혁신을 혁신하는 것, 바로 나의 일"

기술자 고집 꺾고 평면 다시 그리기 수십 번

입주민 알아주니 마음고생 눈 녹듯 녹아내려

이정렬 반도건설 기술본부 상무



분양시장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지금 분양해서 돈 못 벌면 바보라는 얘기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상황이다. 하지만 분양하는 모든 단지마다 홈런을 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쉽지 않은 이 기록을 너무 쉽게 세운 건설사가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57위의 반도건설이 바로 그 건설사다. 동탄신도시에서는 '래미안'보다 '반도유보라'가 더 유명하다는 한때의 우스갯소리가 이제 더 이상 웃기지 않을 정도다.

◆베이·알파룸 전쟁 불 지핀 일등공신

반도건설은 올 들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를 비롯해 평택 소사벌지구, 세종시, 대구 국가산업단지, 경남 양산신도시 등에서 숨 가쁜 분양랠리를 이어왔다. 결과는 전 주택형 순위 내 마감.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이러한 '반도 유보라' 아파트의 성공 행진의 중심에는 기술본부의 이정렬 상무가 자리한다. 반도건설 연타석 홈런의 비결인 혁신평면을 만든 주인공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이정렬 상무는 "처음부터 대단한 평면을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다"며 "2011년 김포한강 동시분양을 앞두고 침체된 분양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상품을 만들어야 할지 구성원 다 같이 고민하던 중 혁신평면이란 게 나오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당시 이 상무가 내놓은 25평형 4.5베이 평면은 3년이 흐른 지금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잘 빠진 작품이다. 33평형 아파트의 4베이가 요즘 들어서야 일반화된 것과 비교할 때 2011년 25평형 4.5베이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평면이었던 셈이다.

이 상무는 "실사용 면적을 최대화해보자는 생각에 이런저런 시도를 했는데, 평면을 그려 회장님께 보여줄 때마다 다시 만들어오라는 면박만 당했다"며 "기술사의 자존심까지 버려가면서 수십, 수백번을 다시 그린 결과 나온 게 바로 25평형 4.5베이 평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 입장에서는 4.5베이 평면을 적용할 경우 지을 수 있는 세대수가 줄어 수익성도 낮아지게 되지만 당시 김포한강시도시가 워낙 침체돼 있었던 터라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며 "승부수를 던진 게 결국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건설이 분양한 '반도유보라2차'는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김포한강에서 조기 완판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유일하게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고무적인 결과에 모 대형건설사 회장이 임원들을 대동해 모델하우스를 찾아 이 평면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 달에 3~4번은 다른 모델하우스 찾아

이 같은 김포한강 '반도유보라2차'의 성공은 건설사들의 평면 전쟁에 불을 지폈다. 서비스면적을 최대화해 덩달아 실사용면적까지 넓힐 수 있는 '베이' 개발이 가속화됐고, 넓어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파룸과 베타룸이 잇달아 소개됐다.

이 상무는 "혁신평면을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혁신평면이란 허투루 쓰이는 공간이 없는 상태"라며 "같은 크기의 집이라도 쓸모없는 복도에 붙박이장을 넣거나 가변형 벽체를 넣어 공간을 트는 식의 방법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손을 거친 설계를 통해 반도건설은 혁신평면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게 됐다. 평면에서만큼은 굴지의 대형사 못지않은 명성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도 계속 혁신에 혁신을 더한 업그레이드된 평면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 상무는 특히 사회 트렌드에 따라 설계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부장적 분위기가 강했던 시절에는 안방은 크고 거실은 작았다. 그러다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로 바뀌면서 각 방의 크기는 줄이되 거실과 가족실을 커지는 추세다.

그는 "집은 살아 있는 유기체로 끊임없이 바뀌기 마련이고, 설계를 하는 사람이 이를 꾸준히 쫓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한 달에 3~4번씩 다른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면서 수요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집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포 아파트 주민이 아파트를 잘 만들어 고맙다며 감사패를 전달했을 때 큰 감동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공급된 단지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앞으로도 정성을 다한 평면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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