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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뽀빠이 시금치보다 좋은 겨울 시금치



옛날 만화영화의 주인공 뽀빠이는 시금치 통조림만 먹으면 천하무적 장사로 변신한다. 뽀빠이는 왜 시금치를 먹었을까?

얼핏 시금치 광고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광고와는 아무 관련 없다. 만화영화가 워낙 인기를 끌었기에 시금치가 엄청 팔렸을 뿐이다.

만화영화에서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는 이유를 설명한 적은 있다. "시금치는 비타민 A의 보고라서 먹으면 튼튼하고 건강해진다" 하지만 뽀빠이의 이 말은 원작자가 사망한 후 뒤를 이어 그린 작가의 말이다. 원작자가 왜 처음 뽀빠이에게 시금치를 먹였는지의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일각에서는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은 까닭은 철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뽀빠이의 주장처럼 비타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1929년 뽀빠이 만화가 처음 선보였을 무렵, 사람들은 시금치에는 엄청난 철분이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금치를 먹으면 튼튼하고 건강해진다고 믿었다. 과학자의 실수로 인한 잘못된 믿음 때문으로 1870년 독일의 에밀 폰 볼트라는 학자가 시금치의 철분 함량을 측정하면서 소수점을 한 자리 앞에 찍어 논문을 발표했다. 철분 함량이 졸지에 10배나 높아진 것이다. 그래서 시금치를 먹으면 튼튼해진다고 믿게 됐고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은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뽀빠이보다도 4-500년 앞서, 조선에서도 시금치가 몸에 무척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겨울 시금치를 먹으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성종 때 청주에 경징이라는 효자가 살았다. 부친이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자 한 겨울 강가에 나가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 고았고, 눈밭을 헤쳐 시금치를 캐어다 밥상에 올리니 부친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겨울 시금치와 잉어에 효심이 더해져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는 약효를 보였으니 뽀빠이가 먹고 힘냈다는 시금치 통조림은 비교가 안 된다. 허균의 형, 허봉이 쓴 해동야언(海東野言)에 나오는 이야기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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