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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의 와인스토리]리슬링(Riesling)이라는 마술사



와인 생산국마다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대표 품종이 다르다.

샤르도네는 프랑스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다. 상파뉴로 가면 샴페인이 되고 조개 화석이 지천으로 널린 샤블리 지역으로 옮기면 굴과 멋진 궁합을 이루는 화이트 와인이 빚어진다. 부르고뉴에는 세계 최고 품질의 몽라쉐가 버티고 있다. 몽라쉐는 화이트 와인으로는 드물게 10년 이상 숙성하며 어떤 레드 와인보다도 묵직하고 튼튼한 골격을 자랑한다.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로 건너가 이름 값을 높였다. 천혜의 푸르른 자연과 걸맞게 풀내음 풀풀 풍기며 와인 마니아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런 화이트 와인의 대열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품종이 리슬링이다. 프랑스의 알사스나 오스트리아에서도 재배되지만 리슬링의 본고장은 독일이다.

리슬링은 만생종이며 생명력이 강해 추운 지방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독일이다. 라인강의 지류인 모젤강변에서 재배된 리슬링 와인은 약간은 비릿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특유의 광물질(미네랄)과 부싯돌 향이 코를 찌른다. 주유소 근처에 가면 맡게 되는 석유(petroleum)냄새를 풍기는데 청사과 등 풋과일 향이 포함돼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와인의 품종을 향과 맛만 보고 맞추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 때 웬만하면 놓치지 않는 와인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아주 늦은 가을철에 수확해 양조하는 단 맛의 스위트 와인도 리슬링을 으뜸으로 친다. 독일의 와인 품계에서 슈페트레제나 아우스레제 등급이 이에 속한다.

리슬링은 또한 세계 3대 귀부와인(곰팡이로 인해 마른 포도로 만든 스위트 와인)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보르도 소테른 지방의 귀부와인은 세미용 품종인 반면 독일은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라는 최상위 등급에 리슬링 귀부와인을 올려놓고 있다.

리슬링은 또 캐나다로 건너가 아이스 와인으로 변신했다. 독일의 아이스 와인이야 정평이 나 있지만 생산량으로 따지면 단연 캐나다다. 캐나다는 토착 품종인 비달로 아이스 와인을 만들어 왔는데 리슬링이 이식된 후 캐나다의 최고급 아이스 와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거의 모든 종류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내는 리슬링은 다른 품종과 달리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꾼다는 점에서 최고의 마술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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