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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시승기]올 뉴 카니발, 기아의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기아차 올 뉴 카니발은 개선된 승차감과 편의장비가 돋보였다.



1980년, 기아산업(기아자동차의 전신) 임직원들의 아침인사는 "봉고 팝시다"였다. 신군부 집권 이후 '2.28 조치'로 자동차산업이 통폐합되자 기아는 승용차 대신 소형 상용차를 생산할 수 있었고, 이때 나온 차가 '봉고'였다. 봉고의 성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던 기아 직원들의 절박함이 묻어난 게 "봉고 팝시다"라는 아침 인사였다. 이후 기아는 '봉고 신화'를 바탕으로 부활해 1987년 프라이드를 내놓으며 승용차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다.

봉고 이후 베스타, 프레지오로 이어지던 기아의 승합차 계보는 1998년 '카니발'이 물려받는다. 카니발은 기아차에게 봉고 같은 존재였다. 1997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직후 공개된 카니발에게 기아차 부활이 달려 있었다. 2001년 카니발2가 나오기 전까지 21만9400여대가 판매된 카니발은 또 다시 기아차를 살려낸 구세주로 기록된다.

올해 기아차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현대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모두 전년도보다 판매가 증가했는데 기아차만 3.4% 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올 뉴 카니발'은 34년 전 나온 '봉고'를 떠올리게 한다. 기아차 부활의 중책이 올 뉴 카니발에게 주어진 셈이다.

9일 강원도 하이원 리조트에서 만난 올 뉴 카니발은 승용차 분위기가 물씬하다. 구형 카니발과 비교할 때 차체를 15mm 줄이는 대신 휠베이스는 40mm 늘였고, 차체 높이는 40mm 낮춰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단단한 인상을 만들어냈다.

고급 세단처럼 꾸며진 운전석.



운전석에 들어서면 고급 세단에 앉은 착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존에 센터 페시아에 있던 변속기를 센터 콘솔 쪽으로 끌어내려 승용차처럼 만들었다. 미니밴은 실내에서의 이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토요타 시에나나 혼다 오딧세이처럼 변속기를 센터 페시아 쪽에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 디자인 담당 윤선호 부사장은 "운전하기에는 센터 콘솔에 변속기를 배치하는 게 훨씬 편하고, 무엇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트 배열도 달라졌다. 구형 카니발은 두 가지 휠베이스로 나왔고, 9인승의 경우 3+3+3의 구성으로 시트가 배열됐다. 그러나 신형은 휠베이스를 하나로 통일하는 한편, 9인승은 2+2+2+3으로, 11인승은 2+3+3+3으로 배열했다. 9인승이든 11인승이든 6명이 타면 매우 편한 구성이다. 구형 9인승의 경우 독립시트가 4개에 불과해 6명이 탈 경우 불편했지만, 신형은 1열부터 3열까지 독립시트여서 훨씬 안락하다. 그러나 승차인원을 모두 채우면 두 모델 모두 적재공간이 거의 없다. 짐 실을 공간을 고려한다면 9인승은 6명, 11인승은 8명이 타는 게 적절하다. 4열에 마련된 팝업 싱킹 시트를 바닥에 숨기면 546ℓ의 공간이 마련된다.



2.2ℓ 디젤 엔진은 구형 카니발 후기형에 얹은 'D4HB'를 튜닝한 것으로, 최근 현대 그랜저 디젤에 얹힌 것과 같다. 197마력에서 202마력으로 늘어난 최고출력은 충분하다. 1750~2750rpm에서 발휘되는 45.0kg·m의 최대토크는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파워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정숙성이다. 그랜저 디젤에서도 호평 받았던 이 엔진은 공회전 때나 급가속 때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거의 없다. 구형 카니발에서 느껴졌던 진동도 대폭 줄어들었다. 기아차 국내판매담당 김창식 부사장이 "K9 같은 고급스러움을 느낄 것"이라고 장담한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타이어의 경우 11인승 기본형에는 235/65R17 사이즈가 장착되는데, 시승차인 9인승 노블레스는 235/55R19 사이즈가 장착된다. 구형보다 차체가 40mm 낮아진 데다, 트레드(좌우 바퀴 축간 거리)가 60mm 정도 늘어난 덕에 핸들링은 매우 안정돼 있다. 그러나 요철을 만나면 차체가 약간 튀는 경향이 있다. 가족을 많이 태우거나 승차감을 더 중시한다면 235/60R18 사이즈가 적당해 보인다.

중앙 시트를 없애 실내 이동이 더욱 편해졌다.



2열과 3열 시트는 구형보다 안락성을 높여 동승자에게도 충분히 만족감을 줄 만하다. 독립형으로 바뀐 3열 시트에도 암레스트를 마련하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2열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USB 케이블 연결 장치와 220V 전원 콘센트는 경쟁차에 흔치 않은 좋은 아이디어다. 2열 천장에 마련된 에어컨도 동승자를 배려한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스위치가 천장에 마련된 탓에 어린이가 조작할 때는 불편할 수 있다.

올 뉴 카니발은 9인승이 2990만~3630만원, 11인승이 2720만~3580만원의 가격대여서 수입 미니밴에 비해 경쟁력이 앞선다. 9인승 노블레스에 풀 옵션을 갖춰도 3970만원이어서 여전히 수입차보다는 저렴하다. 특히 동급 수입 미니밴에 없는 디젤 모델이어서 경제성에서도 앞선다. 9인승 19인치의 도심연비는 10.2km/ℓ, 고속도로 12.9km/ℓ, 복합 11.2km/ℓ로, 복합모드 7.9~9.1km/ℓ 수준인 수입 미니밴에서 비해 뛰어나다.

올 뉴 카니발은 위기에 빠진 기아차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초반 성적은 기아차의 기대 이상이다. 물량 공급이 원활해진다면 올해 기아차 실적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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