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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세월호 참사… “못난 정부 대신 국민이 보듬었다”

성금·자원봉사 봇물…개인구호품 90%가 10대



"감기에 걸렸지만 아직 바다 속에 있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약조차 먹기가 미안하다. 기적이 일어나도록 수색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잠수사 김모(42)씨.

"배가 침몰하면 '이렇게 죽는구나'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는 뱃사람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갈 수밖에 없다."···승객 27명 구조한 박영섭(56) 선장.

세월호 참사의 슬픔 속에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반짝이고 있다.

'미개한 국민'이라는 부적절한 '조롱'에도 불구하고 2007년 선박 기름유출 당시 '태안의 기적'을 일궈낸 시민들은 이번에도 묵묵히 생업까지 포기한 채 구조현장에서 소중한 힘을 보태고 있다. 우왕좌왕하는 정부, 무책임한 선장·선원을 비난하던 외신들도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기적을 포기하지 않은 '영웅'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22일 진도우체국에 따르면 전국에서 도착한 위문품이 등기로 온 것만 3300상자에 달한다. 일반우편으로 온 것은 집계하지 못 할 정도로 많다.

우체국의 한 직원은 "평소 하루 8t 트럭 1대 정도 처리하는데 요즘은 4대도 넘는다"며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라는 감동적인 문구가 적혀있는 위문품도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생업을 포기한 채 사고현장에서 구조대와 생존자 가족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들도 많다. 특히 휴가를 내고 진도로 달려온 봉사자들도 적지 않다.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45)씨는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 때문에 집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주말에는 봉사자가 많을 것 같아 평일에 연차 휴가를 이틀 내고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 달려왔다"고 말했다.

전남도청은 사고 발생 이후 엿새 동안 총 1만 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가 힘을 보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외신 '세월호 영웅' 조명

민간인 잠수사와 어민들의 활약도 눈이 부실 정도다. 아직 생존자를 구해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민간인 잠수사들은 외부와 연락도 끊고 구조활동에 몰입하고 있다. 특히 민간인 잠수사들은 구조 작전이 조류 등에 의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했다. 칠흑같은 어둠을 밝히는 오징어배, 시신 유출을 방지하는 쌍끌이 어선, 기적을 믿는 머구리 배 등도 정부의 요청이 있기 전에 스스로 현장으로 달려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자발적인 애도 분위기가 한창이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해피빈에는 '여객선 침몰 참사 긴급 구호'라는 제목의 모금함이 마련돼 네티즌들의 클릭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번 사고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국사회의 치부만을 전하던 외신들의 시각도 점점 바꿔 놓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세월호의 영웅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다 안타깝게 숨진 승무원과 교사의 소식을 전했다. 특히 이 신문은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45)씨가 사건 당시 아내와의 통화에서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해. 길게 통화 못 해. 끊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갑판 위에서 울고 있던 권지연(6)양을 끌어안고 구명보트로 뛰어든 박호진(17)군의 사연을 비중있게 전하며 선장은 배를 버렸지만 살신성인의 영웅들은 비극 속에서 희망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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