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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Global Metro

"안먹고 아껴서 학생들 연필 사죠"



"조금 덜 먹고 아껴서 학생들 연필 한 자루라도 사주려고요."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에 사는 87세 노인 류슈팡(柳秀芳). 그는 자식들이 해외에서 부쳐주는 생활비와 용돈을 모아 '가난한 꿈나무'들을 키우고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류슈팡은 고생스럽게 3남3녀를 키웠다. 자녀들은 반듯하게 잘 자랐다. 아들딸 4명이 해외에 나가 돈을 잘 벌면서 그의 말년도 편안해졌다. 하지만 그는 풍족함을 누리지 않고 먹고 입는 것을 아낀다.

함께 사는 큰 아들 린젠(林健)은 "어머니는 하루 세끼를 밥 한 공기, 나물반찬 하나로 때운다. 매일 쓰는 돈이 10위안(약 1700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자식들이 사주는 옷만 입고 새 옷을 사는 법이 없다. 지금 입고 입는 옷도 9년 전 '푸젠을 빛낸 10대 인물'에 선정돼 시상식 때 입었던 옷"이라고 덧붙였다.

류슈팡은 물 한 모금 마시는 일도 '숙고'한다. 일전에 그는 타지에 사는 아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목이 너무 말라 가게에 들어갔다. 하지만 2위안 하는 생수를 결국 사지 못하고 돌아왔다. 2위안이면 가난한 학생에게 연필 두 자루를 사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가 살고 있는 롄장현 샤오창향은 초등학교가 하나뿐이고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추운 겨울에도 기숙사생들은 깔개도 없이 나무침대에서 잠을 잔다. 그곳을 찾은 류수팡은 침대를 어루만지다 눈물을 흘리고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이부자리를 마련해주라며 바로 2만 위안(약 335만 원)을 기부했다. 또 학생 4명이 학업을 계속할 수 없단 말을 듣고 대학 졸업까지 이 학생들을 책임지기로 결심했다.

류슈팡은 2003년 롄장현에 세워진 특수학교에서 학생 200명이 위험한 건물에 모여서 생활한다는 소식에 20만 위안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의 도움을 받은 학생은 모두 1000여 명에 이른다.

류슈팡은 학생들은 물론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이웃들에게도 인정의 손길을 내민다. 지난 달에도 지역 빈곤 노인들에게 1만 위안을 기부했다. 주변사람들은 그가 20여 년간 기부한 돈이 400만 위안(약 6억7000만 원)이 넘을 것이라고 어림짐작했다.

류슈팡은 "나도 힘들게 살아서 돈이 있으면 좋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돈은 필요한 데 써야지 아무 데나 쓰면 낭비"라며 활짝 웃었다.

/정리=조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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