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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코노미] "대나무 숯 땅콩 주세요"

대나무로 만든 램프를 들고 있는 린 리웨이./BBC



플라스틱 제품에 떠밀려 설 자리를 잃었던 대나무 제품들이 대만에서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한 죽제품에서 벗어나 참숯 양말과 건강식품 등으로 획기적인 변신에 성공한 덕분이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문화권에서도 대나무는 반듯함, 견고함, 강인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대나무로 만든 제품들은 특유의 매력으로 오랜 세월 중국인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도시화·현대화 바람이 불면서 대나무 제품을 찾는 사람은 급격하게 줄었다.

과거에는 뗏목이나 지붕, 신발과 가구, 농기구 등을 만드는 데 대나무가 사용됐다. 하지만 사람들이 도시적인 느낌이 나는 소재를 선호하고, 중국 대륙과 동남아시아에서 저렴한 대나무가 수입되면서 대만 대나무 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대나무 마을'로 불리는 난터우현 주산 지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전에는 수백 가구가 대나무 제품을 만들었지만 현재는 50가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가 대나무 산업을 살리기 위해 뛰어들면서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1999년 난토우현을 뒤흔든 대지진으로 마을 전체가 황폐해지자 정부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정부의 특명을 받은 대만 산업기술연구소(ITRI)는 신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특히 ITRI는 고품질의 대나무 숯과 섬유를 만들어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였다. 샴푸, 방충제, 양말, 구운 땅콩, 바지 등은 과거 대나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제품들이다. 이 가운데 최고 히트 상품은 땅콩 표면에 대나무 숯을 입힌 '숯땅콩'이다. 대나무 숯땅콩은 천연 웰빙 식품으로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다.

1970년대 대만에서는 매년 대나무 1300만 그루를 수확했다. 연 매출은 350만 달러(약 36억45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10년 새 수확량이 167만 그루로 급감, 매출은 45만 600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몇 년 간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 덕분에 매출은 겨우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한 '대나무 비즈니스'는 젊은 세대들이 가업을 물려 받으면서 한층 활기를 띠게 됐다.

린 리웨이(36)는 대학을 졸업한 뒤 타이페이의 우체국에서 근무했다. 한 달 월급은 600달러였다. 박봉으로 근근이 생활하던 린은 대나무 귀이개를 만들어 중국과 일본으로 수출하는 부친을 돕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는 세련된 감각의 대나무 시계와 램프 등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추가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부자의 월 평균 수입은 약 50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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