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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싼 게 비지떡?…다이어트에 비지

윤덕노 음식평론가



실속 없이 겉모습만 그럴 듯하게 꾸민 채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을 보고 비지 먹고 용트림한다고 말한다. 비지가 그만큼 별 볼일 없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이니 비지로 만든 음식이 대접받기란 애시 당초 쉽지 않다.

오죽하면 우리는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부실공사를 비지 공사((渣豆腐工程)라고 했을까? 비지 공사는 강도가 떨어지는 조악한 콘크리트가 비지처럼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생긴 말로 1998년 당시의 주룽지 총리가 양자강 홍수예방 공사가 부실에 날림인 것을 비판하면서 유행했다.

비지는 싸구려의 대명사다. 하지만 형편없는 재료도 잘만 활용하면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으니 조선후기 실학자 이익은 진작부터 성호사설에다 비지 예찬론을 펼쳤다.

"콩은 오곡 중 하나로 유용한 작물이지만 너무 흔해서 귀하게 여기지를 않는다"며 "맷돌에 갈아 핵심으로는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만으로 국을 끓여도 구수한 맛이 먹음직스럽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도 맛있는데 콩물을 빼지 않은 되비지는 영양까지 만점이다. 돼지고기와 김치 송송 썰어 넣고 끓이면 맛까지 일품이다.

비지로 만든 음식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는 설화채(雪花菜)가 있다. 비지에 버섯, 갓, 된장을 풀어 끓인 음식인데 요리해 놓은 음식이 마치 눈꽃이 핀 것과 같다고 해서 이름도 눈꽃요리다. 그러고 보면 하얀 비지가 눈꽃을 닮았다. 일본에도 비지 요리로 우노하나(卯の花)가 있다. 비지에 각종 야채를 넣어 볶은 음식이다.

비지찌개나 설화채, 우노하나 모두 서민 음식인데 요즘은 이런 비지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질 좋은 고단백에 열량도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안성맞춤이고 값도 싼데다 집에서 쉽게 만들 수도 있으니 대중적이다. 때문에 솜씨 좋은 이들은 비지로 직접 쿠키에 도넛, 케이크까지도 만든다. 조만간 여름이 시작될 것이니 비지 다이어트에 관심이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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