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통사, 영업정지 첫날 후폭풍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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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통사, 영업정지 첫날 후폭풍 현실화

최종수정 : 2014-03-13 18:18:08
"보조금 아닌 출고가 낮춰야…여름부터 문닫는 매장 늘 것"
이동통신 3사가 13일부터 2개 사업자씩 각각 45일간의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영업정지 기간 해당 이통사는 신규가입자 유치 및 기기변경이 금지된다. 단 24개월 이상 단말기 교체와 분실·파손 단말기 교체는 허용된다. 사진은 왼쪽 영업정지 첫날 KT, LG유플러스가 동시 영업정지가 진행된 가운데 SK텔레콤 매장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오른쪽 휴대전화 영업점주 1500여명이 서울 보신각에서 소상인을 말살하는 영업정지를 중단하라 는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손진영 기자 son
▲ 이동통신 3사가 13일부터 2개 사업자씩 각각 45일간의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영업정지 기간 해당 이통사는 신규가입자 유치 및 기기변경이 금지된다. 단 24개월 이상 단말기 교체와 분실·파손 단말기 교체는 허용된다. 사진은 (왼쪽)영업정지 첫날 KT, LG유플러스가 동시 영업정지가 진행된 가운데 SK텔레콤 매장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오른쪽)휴대전화 영업점주 1500여명이 서울 보신각에서 '소상인을 말살하는 영업정지를 중단하라'는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손진영 기자 son@

"영업정지 효과는 있겠죠. 휴대전화 매장 문 닫게 하는 효과."

"정부는 보조금이 문제라는데 보조금 없앤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로 인한 후폭풍이 첫날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이통 3사의 순차적 사업정지(영업정지)가 시작된 13일 오전 강남역.

국내 최고의 하루 유동인구 35만 명, 순 이용승객 22만 명, 210개의 역내 상점으로 발 디딜 틈 없는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10여 개의 휴대전화 판매점만 유난히 한산했다. 왁자지껄한 흥정 소리로 가득한 인근 옷가게와 화장품 매장과 달리 휴대전화 매장은 조용했다.

강남역에서 5년째 휴대전화 가게를 운영한다는 점장 김모(27)씨는 "온라인 휴대전화 대리점이 성행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많이 죽었다"면서 "영업정지 첫날이라 단정 짓기 어렵지만 계속 고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07년 통신업계에 첫발을 내딘 그는 피처폰 시절에 월급 4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지금은 국내 최대 상권의 휴대전화 판매점 점장이 됐지만 사원 시절보다 수입이 줄었다.

김씨는 "당시 보조금 개념이 없어서 고객들이 단말기를 원가 다 주고 구입했다. 매출도 보너스도 많았다"면서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2010년에도 상황이 괜찮았는데 2012년 갤럭시S3 출시 때 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이후 보조금 없이는 영업이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점심 때가 다가오자 그는 직원 3명에게 손님이 없으니 먼저 식사를 하고 오라고 했다. 점포 매출의 80%는 임대료와 인건비로 나간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역에 매장을 내려면 보증금 1억원에 임대료 1000만원이 보통이다.

오후 1시. 점심을 먹은 인근 직장인과 학원 수강생들로 강남역이 바글바글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은 없었다. 옆 가게에는 "KT 보조금 나오나요?"라고 묻는 학생 한명만 다녀갔다. 마침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동시 영업정지를 맞았다. SK텔레콤은 다음달 순차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해당 매장 직원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객의 95%는 보조금을 먼저 묻는다. 단말기 모델과 요금제에는 그렇게 관심있지 않다"면서 "이통 3사의 보조금 지급이 어렵게 됐으니 파리만 날린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부로 영업정지가 본격화되면 직원들에게 휴가를 권할 생각"이라며 "지난해만 해도 하루 10명은 실제 구매로 이어졌는데 최근에는 3~4명으로 떨어졌다. 아마 여름되면 문 닫는 매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보조금 전쟁 해결을 위해 요금제 강제 인하 방침을 꺼낸 것에 대해서는 모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외쳤다. "일선 소비자가 아닌 국고로 들어가는 과징금 부과마저도 실효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김씨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웬만한 최신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이 90만원대인데 거품을 대폭 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미 보조금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보조금 없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살 것 같나"면서 "결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오프라인 휴대전화 대리점·판매점만 죽는 꼴"이라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강남역 일대 휴대전화 매장은 대개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손님이 없어도 김씨는 그때까지 가게를 지킬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통신시장을 강하게 제재하고 있어 일선 업계 종사자들이 너무 힘들다. 정작 이통 3사는 배부르지 않느냐. 시장 상황을 모르는 정부 관리자들이 밉다"면서 "스무살 때부터 휴대전화 파는 일을 하면서 생계 문제를 해결하고 자부심도 느꼈는데 요즘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하며 가게를 서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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