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세는 이제 그만"…법원 경매장 실수요자로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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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세는 이제 그만"…법원 경매장 실수요자로 '후끈'

최종수정 : 2014-02-20 16:14:23

"사건번호 2013_16***, 강서구 염창동 동아3차 전용면적 84.87㎡ 아파트 최고 입찰가는 3억8177만7000원입니다. 더 높은 금액 적어낸 사람 혹시 있습니까?"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10계 입찰 법정. 이날 26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물건의 낙찰자가 결정되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감정가 3억7300만원의 이 아파트는 1회 유찰돼 최저가가 2억9840만원이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입찰자들은 최저가보다는 높고 감정가보다는 낮은 3억2000만~3억3000만원대에 낙찰가를 적어냈다. 나름 승부수를 띄운다고 끝자리를 '999원'까지 세심하게 기재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세보다 높은 금액을 써서 낸 입찰자를 이기지는 못했다.

사실 이 같은 입찰 열기는 경매에 들어가기 전부터 예고됐다. 법정 안에 마련된 154석 규모의 좌석이 빈자리 없이 가득 들어찼고, 자리를 잡지 못해 뒤에 서 있는 사람들도 20여 명에 달했다. 참가자들도 평범해 보이는 가정주부를 비롯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일명 '꾼'이라 불리는 업자들만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법정 안이 꽉 차는 일이 없었다"며 "최근 10명 중 9명이 일반인일 정도로 개인 참가자들이 늘면서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경매장 안도 많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경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세입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전세가율이 64.8%로 가장 높은 경기지역 평균 입찰 참여자 수가 2월 현재 9.8명으로 나타났다. 2001년 조사 이래 최고치다.

이날도 경매가 진행된 42건 중 17건이 낙찰됐고, 그 중 14건이 다세대·연립·아파트와 같은 주택이었다. 또 1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은 강서·구로구 일대 위치한 아파트로 낙찰가율이 81%에서 102%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참여가 늘면서 실수도 잦아지고 있다는 게 법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경매에서도 2명이 사건번호를 적지 않았고, 1명은 3억원을 3000만원으로 기재해 입찰 자체가 무효 처리됐다. 또 1명은 경매가 취소된 물건에 입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경매장에서 만난 한 전문가는 "게시판, 매각물건명세서 등을 통해 진행 여부, 권리관계 변동 등을 확인하고, 경매 시작 전에는 집행관이 읽어주는 주의사항을 들어야 한다"며 "이런 확인 절차 없이 묻지마 입찰에 나섰다가 입찰보증금을 떼이는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경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오로지 낙찰을 받겠다는 생각만으로 무리하게 금액을 적어내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럴 바에는 중개업소에서 급매물을 사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일갈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경매물건은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접근했다가는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묻지마 입찰에 앞서 경매장 위우기를 익히고 물건에 대해 공부하고 현장을 답사하는 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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