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단언컨대' 대박 단언했죠" 베가 아이언 광고 카피 제작진 인터뷰

▲ 팬택의 베가 아이언 카피를 만든 이노션월드와이드 김기영CD팀 손정화 차장과 오누리 사원(왼쪽부터), 디지털컨버전스팀 이재훈 대리(가운데)가 광고 시안을 보며 회의를 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메탈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물불을 두려워않고 뛰어드는 용기와 어떤 시련에도 상처받지 않는 강인함, 차갑지만 약한 자를 감싸안는 따뜻함을 가졌을 것입니다.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지난 4월 말 전파를 탄 베가 아이언 광고가 숱한 패러디를 낳으며 '단언컨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개그콘서트 개그맨 김준현이 '단언컨대 뚜껑은 가장 완벽한 물체입니다'를 외친 왕뚜껑 광고는 카피, 여성 모델, 촬영 장소까지 패러디하며 유튜브 등록 한달 만에 19만 뷰를 돌파했다.

최근 MBC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냉면을 먹는 장면에 '냉면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식으로 베가 아이언 카피를 인용했다. 지난 3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에서도 신동엽이 베가 아이언 광고를 19금 코드로 패러디했다.

화제의 팬택 베가 아이언 광고를 만든 이노션월드와이드 카피라이터 손정화(33) 차장·이재훈(32) 대리, 아트 디렉터 오누리(26) 사원을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만났다.

'단언컨대' 카피는 이재훈 대리로부터 나왔다.

이 대리는 "한국 사람들의 에둘러 말하는 습관, 서로 책임 안 지려고 모호하게 말하는 풍토 속에서 '단언컨대'란 문구에 많은 이들이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베가 넘버6 광고를 만들 때 자료를 찾던 중 헬렌 켈러의 '단언해서 말하건데 볼 수 있는 건 최고의 축복이다'란 문구를 접했다"면서 "스마트폰의 고화질과 넓은 화면을 강조하는 카피로 적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손정화 차장은 "회의 당시 호불호가 갈렸지만 광고에 힘을 싣기 위해 카피를 '단언컨대'로 축약해가며 끝까지 밀어 붙였다"고 회고했다.

'메탈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부분은 입사 2년차 오누리씨의 아이디어였다.

오씨는 "베가 아이언이란 정식 이름이 나오기 전부터 광고 제작에 참여했는데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 세계 최초의 일체형 금속 테두리"라면서 "메탈의 차가운 속성을 따뜻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메탈에게도 멘탈이 있다면' 식으로 의인화했다"고 말했다.

이후 제품 이름이 베가 아이언으로 정해지자 멘탈을 영혼이란 우리말로 바꾸었다.

카피 몸통은 손정화 차장이 맡았다.

손 차장은 "광고 카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일부러 멋있는 말로 꾸미지 않으면서 제품 특징을 살리는 것"이라며 "베가 아이언의 엔드리스 메탈이 스마트폰 몸체를 단단하게 감싼다는 특성에 주목해 '차갑지만 약한 자를 감싸안는 따뜻함'이란 카피 등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또한 "카피라이터 혼자 전체 카피를 만드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많은 사람의 피드백을 들으며 카피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자유로운 회의 분위기는 필수다.

오씨는 "입사 초기에는 선배들의 불쏘시개 같은 독설에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큰 자산이 됐다"면서 "사원, 인턴들의 발언에도 경청해주는 회의 문화가 좋다"고 말했다.

이 대리는 "회의 중 상사에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란 발언이 오가는 경우도 흔하다"면서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회의를 해야해서 숙제 안하면 맞고 끝나는 학창시절이 그립기도 하다"고 웃었다.

손 차장은 "광고인은 24시간 뇌를 돌리는 직업"이라며 "휴가 중에도 중요한 회의가 생기면 출근해야 하는 등 근무 시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손 차장의 이 말에 이 대리와 오씨는 각각 "나는 조카 얼굴을 돌잔치 때 봤다" "군인 남동생이 휴가 나와도 자는 모습만 봤다" "휴가 때는 해외로 떠나는 게 상책" 등의 애환을 털어 놓았다.

이들은 광고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광고인의 화려한 이미지를 버리세요. 실상은 그렇지 않거든요. 광고인을 하고 싶은 건지, 광고인의 타이틀을 갖고 싶은 건지 잘 구별하면 좋겠어요. 충분한 경험과 고민을 통해 확신이 섰다면, 왕성한 지적 호기심과 협업 능력을 갖췄다면 '단언컨대' 광고계는 매력적인 곳임이 분명합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