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서 발생한 유출지하수의 수질을 높여 수돗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온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 지하철역에 설치된 급수전에 모아진 유출지하수의 수질을 개선해 먹는 물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출됐다.
시민 이모 씨는 "서울에서는 지하공간 개발로 유출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하천 유지수로 이용되고 있어 수자원으로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천으로 방류된 유출지하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로 흘러갈 텐데 이게 옳은 방안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지하철 역사에 있는 급수전을 활용해 거점별로 유출지하수를 모아 수질을 좋게 만들어 재이용하는 편이 훨씬 나은 대책이 될 수 있다"며 유출지하수 이용률 제고 방안을 내놨다.
서울시의 유출지하수 발생량은 2009년 일일 12만3000t에서 지난해 하루 약 19만t으로 54% 증가했다.
작년 기준으로 서울에서는 지하철 11만7219t/일, 건축물 4만3634t/일, 전력구 1만5691t/일, 통신구 1만3196t 등 하루 총 18만9740t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했다. 이들 시설물에서 나온 유출지하수 이용량은 13만1240t/일로 전체의 69.2%를 쓰고 있으나 일반 건축물에서 발생한 유출지하수 활용률은 19%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청원인은 우선 유출지하수 수자원화를 위한 정화시설 도입을 시에 촉구했다. 서울시의 '2019년 하천방류 유출지하수 수질검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시가 하천으로 흘려보낸 유출지하수 수질은 하천수질기준(BOD)상 '매우좋음(Ia)'등급 해당하나 분원성대장균, 총대장균은 목표 수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제안자는 "정수 설비 설치를 통해 상수도 수질 기준에 부합하는 깨끗한 물을 얻음으로써 유출지하수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생활용도에 맞는 기준에 맞추기까지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하철 역사에 유출지하수를 한곳에 모으는 집수정이 있으므로 해당 시설을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정수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 청원인은 ▲유출지하수 대상 상시적 수질 검사 ▲공급경로 확대 ▲대중의 유출지하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모바일 플랫폼 제작을 건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출지하수 활용을 점차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시민 제안에 적극 공감한다"면서 "유출지하수를 먹는 물 수준으로 수질을 증진하는 방안은 활용 용도에 따른 적정한 수질 기준이 마련돼야 하는 사항으로 관련 용역 연구 결과로 수질 기준이 제시되면 지하수법을 관장하는 환경부에 건의해 적합한 수질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는 건축물(시설물) 계획 단계부터 유출지하수 활용 활성화를 위해 단계별 유출지하수 활용방안, 적용가능한 수질기준 제시, 안전(유지)관리 방법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자 전문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용역이 완료되면 자치구와 민간시설에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유출지하수 이용률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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