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압박에 "우리 국회가 대통령 한마디에 고무도장 팍팍 찍는 통법부이냐? 유신 국회로 돌아간 것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 차원에서 마련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하 3차 추경)과 관련해 야당 설득 없이 처리만 요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나온 발언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은 설명은 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정부·여당이 연일 3차 추경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대해 "여당의 기세대로라면 35조원의 예산이 예결위도 구성 안 된 국회에서 닷새 만에 통과된다. (하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인 저는 오늘(28일)까지 행정부로부터 3차 추경에 대해 한 번도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추경을 국회에 던져놓은 지 3주, 국무총리가 '추경 처리가 더 늦어지면 국민의 고통이 가중된다'고 대국민 성명을 냈지만, 저는 경제부총리 얼굴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정부 예산안 담당 부서인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야당에 무심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주 원내대표는 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 겸 수도권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20일째 착수조차 못 하고 있다. 어려운 국민들과 기업들로서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 회동한 자리에서 "서로 잘 대화하고 소통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얘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같은 문 대통령 발언을 겨냥해 "언론에 대고 연일 '속이 탄다'고 얘기하는 대통령과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현안 생기면 여야정협의체 가동하고, 언제든지 저를 만나겠다던 대통령의 구두 약속은 부도어음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보자 추천 요청 공문'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보낸 데 대해 "우리 당은 많은 위헌적 요소 때문에 공수처 출범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 원내대표가 매일 듣는 이야기는 '(여당이) 176석으로 밀어붙이겠다'는 협박뿐"이라며 "야당과 국민은 대통령의 설명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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